[포브스코리아] 기업 경영의 새로운 바람, 게이미피케이션(1) (포브스코리아 2022년 2월 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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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디지털전환 및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 고객마케팅뿐만 아니라 교육, 채용 등 전 범위로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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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키 런클럽 앱은 디지털 환경에서의 흥미로운 고객 경험을 강화한 대표적인 사례다. / 사진:뉴시스


최근 들어 기업 경영활동에게이미피케이션’, 게임화라는 개념과 용어가 자주 사용되곤 한다. 특히 마케팅 관점에서 제품 및 서비스의 기획, 홍보, 판촉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자주 사용되는데, 보통 그 개념이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인지와 사용을 유도하는 데 게임 또는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접목하여 재미와 관심을 유발하는 방법정도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게이미피케이션을 단순히 마케팅 전술(Tactic)로만 이해하는 것은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것이다. ‘변화라는 숲 전체를 보는 차원에서, 앞으로 게이미피케이션은 기업의 디지털전환 과정에서 기업 경영의 중요한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더욱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현실이 아닌 가상공간에서 소통하고 협업하며, 이를 통해 더 새로운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을 제공하는 데 게이미피케이션의 역할이 필연적으로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 데이터분석과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 신기술과 접목되어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게이미피케이션을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야 할 대상은 크게 기업의 외부고객과 기업 내부 구성원으로 나눠볼 수 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려면 먼저 제공 대상을 구분하고 어떤 목적으로 활용할지 명확히 정해야 한다. 먼저 외부고객과 관련된 게이미피케이션을 살펴보자.

 

 

게이미피케이션을 게임의 개념과 방식을 활용한 동기부여 활동을 통해 고객의 참여와 열정을 이끌어내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면, 여기에서 중요한 키워드는참여(Engagement)’열정(Enthusiasm)’이다. 자발적인 참여와 열정은 결과적으로 몰입을 형성하게 한다. 열정은 결국 고객으로부터 신뢰와 충성도를 얻게 되는 수단이자, 결과적으로 고객과 지속가능한 관계를 유지하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고객을 몰입시키고 그 과정에서 형성되는 고객의 자발적인 에너지와 열정을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것이 외부고객을 대상으로 한 게이미피케이션의 근본적인 목적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확보한, 더욱 깊이 있는 데이터와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는 진정성 있는 고객 경험은 고객 몰입이 가져오는 자연스러우면서도 고차원적인 산출물이 될 것이다.


 

재미·참여·열정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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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는 게임화의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적용한 사례다. / 사진:뉴시스

 

최근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해 고객 경험을 향상하고 있는 선진 기업들의 사례를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나이키다. 나이키는 MZ세대를 자사의 핵심 고객층으로 정의했다. MZ세대는 어떤 일을 하든지 그 과정에서 재미를 추구하고 즐거움을 얻는 것을 매우 중요시한다. 따라서 나이키는 MZ세대 고객들의 건강관리 니즈를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 충족하고자 했다. 기존의 건강관리는 일반적으로 절제의 영역이었다. 힘든 다이어트 과정을 거치고 힘들어도 억지로 운동을 해야만 하는 과정으로 인식되었다. 이렇게 힘들게 건강을 관리하는 소비자들에게 즐거운 건강관리의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 아래, 나이키는 특히 젊은 세대들이 몰두하고 있는 러닝 활동에서 기회를 발견했다. MZ세대 사이에서 최근 달리기가 유행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셀프 트레이닝이나 일시적 모임 만들기, SNS를 통해 함께 달리기 등을 즐기는 경우가 많기에 이러한 고객들이 더 즐겁게 뛸 수 있도록 디지털 환경에서의 흥미로운 고객 경험을 강화하고자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나이키 런클럽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다. 나이키 런클럽은 달리는 속도, 거리, 고도, 소요 시간, 칼로리 소모량 등 운동 기록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이용자들이 성취감을 느끼게 하고 운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또 앱을 통해 지인들과 함께 운동하거나 SNS에 자신이 달린 경로와 기록을 편리하게 연동할 수 있게 했으며, 온라인으로 연결된 지인들과 랭킹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등 운동 의지를 자극하는 요소들을 도입했다. 그리고 우수 고객에게는 한정판 운동화를 먼저 살 수 있도록 하는 스니커즈(SNKRS) 패스라는 리워드까지 제공하도록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나이키는 확보하고자 하는 핵심 고객군인 MZ세대에 최적화된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들을 설계하고 적극적으로 도입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몰입과 충성도를 강화한 성공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기업 내부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게이미피케이션의 사례를 살펴보자. 유니레버(Unilever)는 인공지능(AI)과 게이미피케이션을 채용 프로세스에 접목, 도입함으로써 큰 성과를 얻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유니레버는 통상 1년에 직원을 3만 명 가량 채용하고, 180만 건이 넘는 입사지원서를 처리한다고 한다. 이 과정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채용 과정을 간소화하면서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오랫동안 고민해왔다. 그 결과 채용 프로세스에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하기로 했다. 우선 유니레버는 최고의 후보자를 더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채용 프로세스를 4단계 평가로 나누고, 비대면 상황에서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부적합한 후보를 단계별로 걸러낸다. 지원자들은 이 과정에서 직무 능력을 파악하기 위해 고안된 온라인 게임을 하게 된다. 하이어뷰(Hirevue)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개발한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지원자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얼마나 집중력과 기억력을 발휘하는지와 리스크 성향, 정서적 성향 등을 평가한다. 그리고 평가 결과는 지원자에 대한 분석 내용과 함께 자동으로 전송된다.

 

게임 방식으로 설계된 AI 역량 검사를 통해 기업들은 기업문화에 대한 적합도와 직무 적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은 뇌신경과학과 인지심리학 등에 기반한 연구 결과에 따라 설계된다. , 후보자의 정서파악, 의도파악, 위험관리, 보상추구, 행동대응 등 성향 및 기질을 파악하는 게임에서부터 추론, 계획, 제어, 정보처리, 학습능력 등 인지 및 지능과 관련한 게임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다. 게임 방식의 역량 검사는 기존의 인적성검사와 달리 지원자의 즉각적인 문제해결 및 의사 결정 패턴을 토대로 비인지적 반응 특성을 평가함으로써 더욱 심층적이고 본질적인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다. 지원자의 역량에 대한 검사 자료는 채용뿐만 아니라 입사 이후의 직무 배치와 육성 과정에도 활용할 수 있어 더욱 효과적이다.

 

유니레버는 예비 내부 구성원인 입사 지원자를 대상으로 그들이 회사에 필요한 인재인지 판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게이미피케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례이다. 지원자들이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는 상황과 의도된 문제를 제공한 뒤 그에 대한 반응과 행동의 결과를 분석함으로써 회사에 적합한 인재인지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확보하는 방법으로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유니레버는 채용 과정에 게이미피케이션과 인공지능을 도입함으로써 평균 채용 소요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서류심사를 최소화하는 등 프로세스 효율화라는 성과를 이루었다. 그뿐만 아니라 최종 인터뷰 단계에서의 합격률을 80% 수준까지 높이고 최종 입사 제안(Offer) 단계에서의 이탈률도 절반 정도 수준으로 낮춰 고용 경쟁력을 전반적으로 강화하는 효과를 얻었다.



게이미피케이션 종합체, 메타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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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방면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메타버스는 게임화의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적용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메타버스는 고객과 플레이어에게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하나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다시 말해서 메타버스를 디자인한다는 것은 사람들이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새로운 세계, 궁극적으로는 인간 사회를 디자인하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디지털 환경에서의 인터페이스 설계는 기존의 기계 중심에서 이제는 인간 중심의 인터페이스로 진화하는 중이다. 화면과 공간의 확장성 측면에서 기존의 스크린을 통한 2D 화면이 이제 AR/VR을 통한 3D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상호작용 측면에서는 기존의 마우스, 키보드 터치 중심에서 음성, 동작, 시선을 포함하는 오감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존 인터넷 시대에 게이미피케이션은 대상이 얼마나 빨리 목표를 달성하는지가 비즈니스 관점의 관전 포인터였다면, 메타버스에서는 자발적으로 목표를 추구할 만큼 충분히 몰입했는가가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따라서 메타버스에서는 시공간이 확장돼 사용자 경험이 발생하는 맥락이 매우 다양해지고 여러 가지 사용자 시나리오가 복잡하게 얽히게 된다. 이렇게 얽혀 있는, 또는 연결되어 있는 사용자들의 니즈와 시나리오들을 잘 설계하고 이를 통해서 최적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메타버스에서는 더욱 중요해진다.


새로운 콘텐트에 대한 열망이 높고 신기술 적용이 상대적으로 빠른 국내 산업 생태계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은 기존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진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기업의 마케팅뿐만 아니라 경영활동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게이미피케이션의 개념과 구체적인 활용 사례를 전반적으로 짚어보았다.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음 편에서는 이상적인 게이미피케이션의 기획과 설계 방법은 무엇인지, 그 과정에서 인간 중심의 접근이 왜 중요해지는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게임(Game)’ ‘~식으로 만들다(~fication)’의 합성어로, 게임이 아닌 분야에 게임의 메커니즘과 사고방식 등을 접목해 행동과 관심 등을 유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출처] 포브스코리아 https://jmagazine.joins.com/forbes/view/335540

기고자 김일겸 무늬랩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