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코리아] 디지털 혁신 조직 시대의 위험감수 문화 (포브스코리아 2021년 9월호 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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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만약 실패하고 있지 않다면 당신은 충분히 혁신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무한경쟁 시대에 성공이 아닌 실패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은 반복, 빠른 시도, 실패로 인해 얻게 되는 새로운 깨달음 없이는 세상을 바꿀 혁신을 완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혁신 시대에 많은 기업이 생산적인 실패를 장려하는 위험감수(Risk Taking)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힘쓰는 이유다.

 

 

 

Fail Fast, Fail Often.’ 빠르게 실패하고 많은 실패를 경험해 하나의 대규모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아마존의실패에 관대한 조직문화(Culture of Failure)’는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아마존은 로컬(소셜커머스), 파이어폰(스마트폰) 등의 참패 끝에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을 출범함으로써 유통 업체에서 IT 업체로 변모하는 대성공을 이루었다. 기존의 제조업처럼 효율성과 비용만 따졌다면 불가능한 도전이었겠지만, 집착 수준의 고객 중심 철학(Customer Obsession)과 실패에 관대한 명확한 조직문화 속에서 이러한 혁신이 성공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의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lab, ‘실패율 90% 원칙을 고수한다. 10명이 도전해서 9명이 실패할 만한 획기적이고 어려운 과제를 발굴하고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의미다. 수많은 실패를 통해 파괴적 혁신이 가능하다는 강한 믿음에서 비롯된 삼성전자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C-lab에서 발굴된 다양한 혁신 아이디어는 삼성전자의 전통적 제품과 서비스에 가치를 더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조직의 의미 있는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혁신 생태계를 구현한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혁신 시대에 위험을 감수하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위험감수 조직문화는 성장하는 스타트업, 혁신을 선도하는 대기업이 모두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조직문화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하고, 변화하는 데 필요한 모든 도전에는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패하기 좋은 회사 만들기

 

 

 

위험감수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기업 내 혁신 DNA를 내재화하기 위해서는 '실패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는 회사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첫 번째 요건은 회사의 추구 가치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이에 대한 구성원과의 소통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와 원칙을 구성원들이 이해하고 공감한다면, 명확한 기준과 목표를 가지고 새로운 시도와 실험을 반복해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넷플릭스가 비디오 대여업에서 벗어나 DVD 배달 모델을 도입하고, 미디어 시장의 빠른 변화에 맞춰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론칭하는 등 지속적으로 파괴적 혁신을 추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콘텐트를 통해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명확한 추구 가치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둘째, 구성원들의 새로운 아이디어에 명확하고 시의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아이디어를 존중하되, 명확하고 구체적인 피드백을 신속하게 제공함으로써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를 검증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구성원들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반복적인 수정과 보완 작업을 거쳐 콘셉트 수준의 초기 아이디어를 의미 있는 사업 모델로 발전시켜나갈 수 있게 된다. 피드백은 의사결정권자가 일방적으로 하달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간 원활한 상호 피드백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집단지성을 활용해 개방적인 피드백을 주고 받음으로써 이슈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역동적 토의 문화를 조성하는 것도 회사의 중요한 역할이다.

 

 

 

셋째, 새로운 아이디어에 끊임없이 투자하고, 혁신을 시도하려는 직원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아이디어 개발 과정에서 꼭 필요한 재무적 지원은 물론이고, 직원들의 혁신 역량 확립을 위한 교육과 멘토링 제공, 혁신을 실행할 수 있는 공간과 업무시간 확보 등이 필요하다. Microsoft는 사내 혁신 프로그램인 'Garage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직원들이 모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실험적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며 다양한 해커톤도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새로운 혁신을 실험해보고자 하는 직원들에게 별도의 공간과 함께 네트워킹,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미국 레드몬드 본사에는 일종의 플레이그라운드가 마련되어 있고, 전 세계 직원들이 혁신을 실행하기 위해 이곳에 모인다. 삼성전자의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lab도 공모 아이디어 중 C-lab 과제로 선발된 구성원들을 소규모의 별도 조직으로 분리해 1년간 연구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독립된 공간과 예산을 지원한다. 선발된 구성원들은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현업 부서에서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시장 및 제품 정보를 요청해 활용할 수 있으며, 전문가 멘토링, 사업부와 협업 등을 통해 활동 시 직면하는 기술적 어려움에 대해서도 언제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스핀오프(분사) 대상으로 선발된 팀들에는 스타트업 운영을 위한 컨설팅 및 창업을 위한 초기 사업자금과 창업지원금 등을 지원한다. 회사의 과감한 투자와 지원 덕분에 CES 혁신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혁신 기업들이 탄생했으며, 이러한 혁신 DNA는 다시 기존 사업부서로 흡수되어 선순환하며 혁신과 전통이 공존하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중요한 자양분이 된다.

 

 

 

넷째, 구성원들에게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하고, 조직은 되도록 소규모로 구성해 빠르고 민첩한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기존의 중앙집중식 조직 운영구조로는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어렵다. 검토하고 분석해 보고서를 작성하고, 복잡한 결재 라인의 의사결정을 기다리는데 시간을 허비하다 보면 혁신의 타이밍을 놓치기 쉽다. 아마존에는 2-Pizza Rule 이라는 것이 있다. 피자 두 판을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인원을 유지한다는 의미로, 소규모 팀과 소규모 회의를 지향하는 조직문화를 상징한다. 혁신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클라우드 기반의 다양한 툴을 활용해 빠르게 개발하고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으며, 문제가 발견되면 곧바로 이전 버전으로 되돌릴 수 있는 소프트웨어 환경 등은 실패 비용을 낮추는 장치가 된다. 마지막으로, 회사는 인사제도와 정책을 활용해 위험감수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구성원들의 동기부여를 도와야 한다. 특히 단기적 사업 성과가 아니라 장기적 고객 가치 창출 관점에서 성과를 평가하고, 그 과정에서 실패하더라도 질책하지 말하야 한다. 다만, 실패 후에는 실패의 원인을 이애할 수 있도록 스스로 되돌아보는 과정(Self-Reflection Process)을 거쳐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필요한 역량을 향상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아마존의 사내 이직 제도와 국내 기업들에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는 사내 직무전환 프로그램 '잡 포스팅(Job Posting)' 제도 등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회사 내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함과 동시에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정체되어 있지 않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적인 장치가 될 수 있다.

 

 

 

조직 구성원들은 '실행' 중심의 일하는 방식을 가져야 한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널 만큼 신중함을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온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일을 시작할 때는 더 깊이 생각하고 신중하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위험감수 조직문화에서는 처음부터 퀄리티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저질러놓고 보자'는 생각으로 초기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행에 옮겨 자유롭게 질문하고 다양한 피드백을 받아 유연하게 수정해가는 태도가 필요하다. 마크 저크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는 "해보는 것이 완벽한 것보다 낫다(Done is better that perfect)"라고 이야기할 만큼 임직원들에게 행동주의를 강조한다. 작은 것이라도 실제 문제를 해결해보는 경험이 중요하며, 작은 시도와 경험들이 쌓이면 혁신이 실현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작더라도 끈질기게 개발을 계속함으로써 세계를 변화시키고자 한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해커문화(Hacker Culture)'라는 말이 있다. 해커톤(Hackerthon), 해커먼스(Hacker Month), 해커웨이(Hacker Way)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구성원들이 작은 혁신을 두려움 없이 시도하고 검증하며, 좋은 아이디어라면 누구나 상용화까지 해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 '실행'을 즐기는 문화가 형성되도록 해야 한다.

 

 

 

위험감수 조직문화 활성화를 위한 전제

 

 

 

실패가 성공으로 이어지기 위해 'Fail Fast' 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실패를 통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한 걸음 더 발전해나가기 위한 'Learn Fast' 문화이다. 구성원들은 실패에서 습득한 경험을 토대로 더 나은 문제해결 방법을 모색한다. 문제와 원인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수정해야 할 것과 강화해야 할 것, 바꿔야 할 것과 유지해야 할 것 등에 대한 예리한 감각을 갖추어야 한다. 이를 통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며, 이전과 다른 문제 접근 방법을 통해 고객 가치와 성공적 혁신에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게임 '클래시오브클랜(Clash of Clans)' 등을 개발한 핀란드 게임회사 슈퍼셀(Supercell)에는 프로젝트가 실패했을 때 직원들이 모여 함께 파티를 여는 '실패 축하 문화'가 있다. 실패 자체가 즐거운 것은 아니지만, 실패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진행하는 행사이다. 이 행사에서 구성원들은 한자리에 모여 실패의 원인에 대한 건설적인 의견을 나누고 경험을 공유한다. 실제 2015년 모바일 게임 '스푸키팝(Spooky Pop)'이 상용화에 실패하자, 케이크를 나눠 먹으며 실패 축하 파티를 했다. 수차례 실패에서 얻은 교훈과 경험을 바탕으로 2019년 출시한 게임 '브롤스타즈(Brawl Stars)'는 출시 한 달 만에 7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위험감수 조직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회사는 직원들의 성숙도를 신뢰해야 한다. 모든 아이디어는 반복적 수정과 보완을 거쳐 더욱 훌륭한 모습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다는 믿음으로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하는 새로운 시도에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또 직원들의 나이와 경력, 직급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수평적 소통 문화, 전통적 사고의 흐름과 인식을 깨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개방적 사고, 개인의 다양성을 반드시 인정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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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포브스코리아

 

https://jmagazine.joins.com/forbes/view/334551